9일차 아침.
초록색 크레페에 달달한 초코가루등이 올라가있는 산타나 홈스테이의 세번째 조식.
주황색 아래에 깔린 저 과일은 언제먹어도 맛있다.
(한국 돌아와 친구랑 스시부페를 갔는데 저 감같은게 있어서 다시 엄청 퍼먹었음)
밤새 비가 또 조금 왔나보다.
땅이 풀이 지붕이 다 젖어있다.
밤에 맥주를 많이 먹어서 그런지 눈이 퉁퉁 부어있다.
밥 먹고 어디를 갈지 고민을 하다가
가야 젤라또 본점을 가보기로 했다.
오토바이로 한 10~15분 정도를 달려 가야 젤라또 도착.
이제 이정도의 거리정도는 아아패드 네비없이도 그냥 올 수 있다.
여기까지 와서 이걸 먹는 사람이 굳이 없을 것 같긴하다
이젠 예전과 달리 우붓 시내에 조그맣게 분점이 생겨있기 때문..
아이스크림 가게 옆에 저렇게 폐건물이 있던데
올라가 봤더니, 여기저기 아이스크림 스푼이랑 컵등 쓰레기가 버려져 있었다
아마도 여기서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저 위에서 먹고난 뒤 버리고 토낀 관광객들 짓이 아닐까 싶음.
부슬비도 조금씩 내리는데
난 왜 오들오들 떨며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있는가...
직원에게 한개 추천해달라고 해서 먹은 피스타치오와
어디서 추천해준 커피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난 항상 두번 생각도 안하고 초코 아이스크림을 먹는편인데
피스타치오와 커피 아이스크림 존맛탱이었다.
찾아와서 먹을만 했다.
5분도 안되서 다먹고 건물 주위 둘러보다가 사유지길래
그냥 다시 복귀길에 올랐다.
오는길 도중에 커다란 미술관이 하나 있길래 들렀다.
문 좌측에 오토바이 들이 주차되어있길래 내거도 저기 주차.
귀염댕이 스쿠피
왼쪽 저기가 입구인데 입장권을 사야했다.
입구 오른쪽 정자에 서너명 앉아서 노가리 까시던 현지인들이 알려줬다.
미술관내 작품을 사진찍는건 금지라
셀카나 한장...
미술관은 생각보다 엄청 컸고
다보는데 거의 한시간은 걸린 것 같다.
이렇게 건물들이 많고 작품들이 빼곡한데,
발리식 전통미술 뿐만 아니라, 현대미술도 포함해
가끔 게임일러스트가 아닌가 싶을만큼 직관적이고 재밌는 작품들도 많았다.
여긴 진짜 추천할만한 곳인 듯.
나올때 기념품샵도 마련되어있고 2층에 칼 전시관도 있던데
어쨌든 준버 다 둘러보고 나와
밖으로 나왔는데 정면에 사테바비 집이 보였다.
들어올땐 보이지 않았는데
나갈때 보이는 신비한 현상.
여긴 우연히 들르게 된 곳인데
한국인들에게 꽤나 유명한 곳인가 보다.
총 두번 들렀는데 올때마다 1~2 커플의 한국인들을 볼 수 있었음
여담이지만
호주인들은 백인들은 참 많이들 웃는다.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인사를 나누고, 농담을 주고 받고
심지어 지진이 느껴질때도 서로 농담하며 서로를 다독이더라.
그래서 나도모르게 걔네를 따라 항상 웃으며 다니려 노력을 하고 다녔는데
가끔씩 만나는 한국인들은 너무도 인상을 쓰고 있었다(특히 남자들)
이 사테바비 집에서도
자리가 에매한 상태에서
넓은 테이블에 한국인 커플 한쌍이 앉아있길래 맞은편 대각선쪽에 자리를 했는데
맞은편의 남자분께서 어찌나 인상을 쓰고 노려보던지...
사실 그 분이 딱히 불쾌해서 인상을 썼다기 보다
우리는 늘 항상 무표정 혹은 인상을 쓰고 모르는 사람들을 대한다는 걸 그분을 통해 느끼게 되었다.
잠깐 장난끼가 발동해
마침 작은 지진이 느껴져 "난데스까" 를 중얼거렸더니
한국인 커플들이 그제서야 안심한듯 "일본앤가봐..." 하시더니 편하게 식사를 하신다...
서핑 모자랑 나시티에 하여간 계속해서 인도네시아에선 일본인으로 오해를 받았는데,
한국인들도 자연스레 속아넘어가 주시다니...
사테바비 너무 맛있었지만 현지 물가를 고려하면 너무 비쌌다.
그래도 너무 맛있었기에 나중에 저녁으로 먹기 위해
포장 가능한지를 물어보고 다시오겠다고 한 뒤 시내로 돌아옴.
음료 한잔을 마시고 싶어
앞 여행기 2/4 편에서 트래킹 뒤 들러 망고쥬스를 마셨던 가게를 다시 들렀다.
그냥 한번 더 가보고 싶었음.
뭘 마실지 생각하다가, 조금 비싼 루왁커피가 보이길래
한국에서도 마셔보긴 했지만
그래도 호기심에 시켜봤다.
뭔가 엄청난게 나와버렸다
지난번과 같은곳에 앉아있었는데
루왁을 마시기 위해선 자리를 옮겨야 한다길래
뭐지? 싶어 안쪽 테이블을 봤더니
이런게 준비되고 있었다.
오른쪽 알콜램프로 물을 끓여 수증기를 만들면,
그 수증기가 왼쪽 비커로 들어와 커피가루를 적시게 되고
그 적셔진 커피 수증기가 다시 저 쇠대롱을 통해 오른쪽 으로 넘어가
커피가 완성되는 시스템.
비커와 포트가 수증기의 이동에 의해 오르락 내리락 하는게
재밌었다.
옆자리 프랑스인으로 추측되던 백인대가족이 있었는데
호기심의 눈으로 다들 이걸 구경했고,
여행자의 넓은 맘으로 호기심에 젖어 질문을 해대던 가족들에게 조금씩 맛이라도 보여줄까...?? 라고 생각해 보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 내 분량이 사라질 것 같아 그냥 말았다.
가족들은 커피가 내려지자 곧 떠났는데
줄걸 그랬나 싶었다.
왜냐하면 커피는 마시다보니 잔으로 3잔 정도나 나왔기 때문...
이제 우붓에선 딱히 더 할 것도 없었다.
그래서 그닥 좋아하지 않는 (아니 싫어하는 것에 가까운..) 마사지 샵을 여행중 처음으로 들러보았다.
싫어하는 이유는...
그냥 단순히 "아파서" 일뿐..
제법 유명한 곳을 검색해서 와봤는데
올때도 왜 왔나 싶기도 하고 그랬음
마사지 할때면 항상 너무 아파 거의 고문을 받는 한시간 이런 느낌이 많았기 때문인데,
발리식 마사지는 아프지가 않았다.
태국식은 엄청 강한 힘의 마사지,
발리식은 아주 부드러운 형태의 마사지... 이런 느낌이랄까
비가 오고 바이크 헬멧이 찝찝하기도 하고
마사지 후 샤워 가능하냐 물어봤더니, 욕조까지 달린 방으로 안내해 주셨다.
1시간 30분 코스로 마사지를 받았고
여기서 물을 온방에 다 튀겨가며 샤워 후 밖으로 나왔다.
밖은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대기실에서 마련해준 차를 마시며 기다리다가
비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아,
현지에서 샀던 일회용 우비를 쓰고 결국 오토바이 운전해 돌아옴.
(여기서도 대기실 한국인 모녀를 만났음)
시내를 구경하고 이것저것 하다가
저녁시간이 되어 아까 들렀던 사테바비집을 다시 들러
립을 하나 포장해왔다.
아... 사진보니까 이거 또 먹고 싶다ㅠㅠ
내일은 우붓을 뜨는 날이기도 하고
오토바이를 반납하러 왔다.
반납할때 여기저기 기스체크나, 엔진이상 여부, 계기판 작동여부 등을
확인하지 않을까 싶어서
빌릴때부터 사진 동영상등 잔뜩 확보해뒀는데,
반납할때 진행된 절차는
"이상없지?" / "이상 없죠" / "이제 어디가?" / "꾸따 돌아감" / "ㅂ ㅑㅂ ㅑ"
끝이었음
숙소로 향하는길에
전통공연 홍보를 누가 하고 있었다.
값은 10만 루피아 정도...
집으로 가는 길 내내 고민을 했다.
저거 재미없을게 뻔한데...
그래도 혹시나 예상을 뒤엎고 엄청 재밌지 않을까?
아니야 절라 지루하고 아무짝에도 볼거 없을거야...
고민의 고민의 고민의 고민을 하다가
결국 가보기로 했다.
갈지 말지 고민될땐 가라. 라는 말이 그냥 떠올라서...
도치법으로 표현하자면
최악이었다. 보고있기 괴로웠다. 지루했기 때문에, 그냥 일어나고 싶었다, 계속해서....
이런 저런 가면을 쓴 사람들이 각자의 민족 전통춤 혹은 공연을 하는 순서가 총 6개~7개 정도 되었는데
각 춤마다 뭐가 다른건지도 모르겠고 (차이점이라고 하면, 손가락을 더 펴냐 덜펴냐 진짜 이정도의 극미세한 차이뿐..)
다른 무엇보다 공연이면 악단이 흥겹거나, 멜로디가 좋거나 하여간 뭔가의 매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도 저도 아니었다.
눈을 크게 뜨고 부라리는 듯 똑같은 춤을 한시간동안, 계속해 추고 있고
악단은 온통 타악기뿐인데 흥겹지도 않을뿐더러
박자의 빠르기도 연주법도 달라지지 않은채 반복 또 반복...
멜로디를 담당하는 파트 하나라도 있었다면 멜로디라도 흥얼거리며 들으련만
멜로디 담당 피리 인가가 있었는데 들리지도 않았고, 후반부 허밍으로 어떤 할아버지가 멜로디 담당을 했었는데
여하튼 앉아있는 내내, 지금 일어나면 민폐일까? 의 생각만 계속 하고 있었다.
마지막에 체험식으로 관광객을 한팀 불러올려 전통춤을 잠시 따라하게 해보는 파트가 있었는데
공연이 별로였어서, 모두가 계속 거절을 했고
무대 위 의자에 앉아있던 커플이 반강제적으로 참여를 하게 되었고
그렇게 공연은 끝이 났다.
내가 저걸 왜봤지...
그래도 안봤으면 안본대로 후회했겠지.. 이런저런 생각으로 집으로 돌아와
먹다남은 피자와, 아까사둔 립,
어제 먹다남은 케익까지 먹고 뻗었다.
낮에 식당에서 먹었던 립은 뼈가 많고 살이 작은 느낌이었는데
포장해온 립은, 낮에 것 대비 살양이 3배는 더 되어보였다.
맛은 살이 적던게 더 있었던 것 같다 (살이 많으니 아무래도 퍽퍽한 느낌)
10일째 아침
마지막 산타나 홈스테이 조식.
에그 토스트에 과일들...
아침에 속이 좋지 않았다.
조금 어지럽고, 구토가 나오려는 느낌도 살짝 있는데다, 배도 살짝 아팠다.
토스트를 먹고 침대에 누워
예약해둔 셔틀버스를 기다렸다.
내 생각에 어제 밤 공연장에서
모기에 의해 댕기열 혹은 지카바이러스 혹은 하여간 뭔가가 걸리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한국에 돌아와 며칠 고생을 했기 때문인데
사진을 지금 정리하다 보니 이때부터 증상이 시작되었던게 기억났음.
승합차에 꾸따와 공항으로 향하는 승객들을 가득 태우고 출발했다.
속이 좋지 않았는데 맨 뒷자리 좀 넓게 앉을수 있어 편했다.
승합차에서 풍경도 보고 좀 쉬다보니 상태가 많이 괜찮아 져서
꾸따에 내리자마자
다시 엄청 걸어다녔다.
서핑을 한번 더 할까? 하다가...
짐을 보관할 곳도 마땅치 않고, 무엇보다 샤워를 할 수 없어서 그냥
구경만 했다.
꾸따에서 스미냑쪽으로 한참을 걸어와서
커피숍이나 식당을 들르려 했는데
시내쪽으로 나가려다 너무 더워서 그냥 해변가쪽 식당하나에 들어갔다.
그릴에서 사테바비를 굽는 청년을 보고 땡겨서 들어갔었는데
시킨건 그냥 햄 치즈 샌드위치..(왜 그랬을까..)
더운 날씨에 빈땅 작은병 하나 마셨는데
땀을 많이 흘려서 인지 금방 취기가 올라왔다.
앉아서 일기도 쓰고 식당에서 좀 쉬다가,
꾸따로 다시 한참을 걸어서 내려왔다.
비치 워크 쇼핑센터 안쪽의 스타벅스에 들어가
짐을 좀 정리하기로 했다.
우붓에서 마지막 전날 샀던 선물들과
오늘 꾸따에 내려서 걷다가 좀 더 샀던 선물들...
백팩 외에 가방이 없으니 이렇게 봉다리에 질끈 묶어서 다녔는데
손이 너무 번거로웠다.
다음 여행때부턴 스포츠 보조가방을 하나쯤 작게 구겨 백팩에 넣어 가야겠단 생각을 함.
스벅 바깥테이블에 앉아 아이스 커피를 먹으며
책을 읽었는데
해가 점점 안쪽으로 파고들어
뜨거워 지기 시작했다.
야외의 안쪽으로 자리를 옮겨 앉았다.
쇼파에 발 올리는용도의 작은 의자까지 있었다.
여기서 아이패드로 책도 읽고 지나다니는 사람들 구경도 하며 시간 보냄.
한참 동안 책 읽다가 뭔가 군것질이 땡겨
좀 더 안쪽의 식당에서 아이스크림 하나 먹음.
안쪽 쇼핑몰쪽 한참 구경하다가 2층 3층까지 있길래 계속 구경함.
그러다 배가 고파져 1층으로 다시 내려와 식당에서 뭔가를 먹으러 들어옴
자리도 분위기도 좋은데 손님이 아무도 없어서 아이러니 했음.
앉아서 주문을 해보자마자 이유를 조금은 알게 됨
종업원들이 정말 불친절함.
또 모히또 랑 크림 파스타 주문함.
이 느끼함과 상큼함의 조합이 참 좋은 듯.
밥을 먹고 밖으로 나와 선셋 구경을 했다.
의자도 하나 빌릴겸 작은 빈땅 하나 시켜서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좀 더 물가에 가까이 앉고싶어 그냥 의자 반납하고 안쪽으로 이동했다.
한참을 자리 잡고 앉아서 해가 지는 구경을 하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어떤 중국 아재 무리 셋이 내 앞에 떡하니 서서 서로 사진을 찍고 떠들어 댔다.
조금 기다리다 보면 가겠지 싶어 그냥 참고 앉아있었는데
10분이 넘도록 내 바로앞에 서서 궁둥이를 씰룩거리며 떠들어 대는데 못참고
다른데로 결국 내가 이동했다.
좀 더 걸어가서 사람 드문곳에 앉아 다시 썬셋 구경
한참 보고 있는데
아까 그 아재무리가 또 내앞에 와서 떠들기 시작한다..
본국에 있는 딸인지 아내인지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선셋 보여 주고 난리던데
왜 내 앞에서서 계속 그러는지ㅠㅠㅠㅠ (물론 사람들이 많아서 고의는 아니었겠지만)
어처구니 없어서 이번엔 안 기다리고 바로 다시 자리 옮김
선셋도 선셋인데
선셋속에서 서핑하는 사람들 보고있는게 좋았다.
잘타는 사람들은 진짜 신나게 잘 타더라...
목이 말라져 다시 스벅에 와서 커피한잔 더 마시며 목 축임.
꾸따 골목 안쪽 (첫날 소매치기를 당할뻔 했던 거리들 부근)으로 들어가
짐 가방 하나를 샀다.
얼마에 샀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하여간 깎아서 싸게 샀다.
선물 봉다리를 여기에 넣어서 다니니 그렇게 편할수가 없더라ㅠㅠ
시간상 여유도 있고
블루버드 택시를 잡으려고 여유있게 앉아서 지나가는 택시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오 진짜 꾸따 택시호객ㅠㅠㅠㅠㅠ
자기들이 훨씬 빠르다며 오토바이 호객러 들이 너무 귀찮게 굴었다.
나 시간 너무 많다고, 걸어갈지 고민할 정도라고 계속 거부하다가,
나중엔 농담걸며 접근한 청년에게 그냥 넘어가 타고 가기로 해버렸다...
너무 귀찮아서 포기한거에 더 가까움.
꾸따의 밤거리
(이 사진은 사진이 부족해 그냥 퍼온 사진)
근데 이색기가 또 장난질이여...
정한 가격에서 가는도중 추가금을 부른다. 차가 너무 막혀서 작은 길로 돌아가는 중이고,
밤중이라 비싸다나 어쩌다나...
영어 못알아듣는척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내릴때 원래 주기로 했던 가격만 줬더니
더 달란다.
꾸따의 밤거리
(이 사진은 사진이 부족해 그냥 퍼온 사진)
웃기지 말라고 웃으며 돌아섰더니
나를 다시 막 불렀는데
좀 열받아서 "뭐 임마?" 라는 식으로 휙 돌아봤는데
짐 가방 놓고 갔으니 가져가란다...
스쿠터 앞 발판에 내 선물가방을 두고 왔던 것ㅋㅋㅋㅋㅋㅋ
(사기꾼놈들 이럴땐 또 착하다...)
다음에 또 오라는 식으로 인사하더니 휙 돌아간다..
마음 복잡해지며 공항으로 걸어 들어옴.
---꾸따에서 공항 오토바이 택시는 추천하지 않음.
나처럼 배낭족이면 모르겠지만, 보통 한국사람들은 캐리어 여행족들이 더 많은데
오토바이는 공항 내부로 들어갈 수 없기에, 공항 밖에서 내려준다.
걸어서 10분정도는 더 들어가야 하는데, 들어가는 동안 택시 호객러들이 너무 귀찮게 굴고
걸어가는 거리 자체가 초반에 조금 외진곳이고 하여간 추천안 함...
귀찮더라도 블루버드 택시 예약이 최고임
출국심사를 하고 들어온 면세점 내부.
덴파사르 공항의 면세점은 지금껏 들렀던 그 어떤 동남아 공항들 보다 크고 깨끗했다.
인도네시아 화장실에는 변기 옆에 저런 샤워기가 꼭 있는데
저건 말하자면, 셀프 비데 같은거라 생각하면 됨.
그런데 공항 화장실에 까지 저런게 있는걸 보고 좀 놀래기도 한 반면
이 나라 공항이니 당연한거겠지 싶기도 함.
식당을 어디갈까 엄청 고민하고 둘러보다가
생각해보니 10일동안 단한번도 국물요리를 먹어본 기억이 없어서
일본과 중국식 식당에 와서 일본 라멘을 시켰다.
웨이팅 번호를 주고 이걸 세워두면 음식이 배달되어 온다.
처음 먹어본 생맥 빈땅...
아니 일본 라멘에 왜 고수가 들어있는 거여ㅠㅠㅠㅠㅠ
하도 재패니즈? 아유 재패니즈? 소리를 들어서, 공항에 올땐
흰티에 검정 슬랙스에 한국인 스럽게 갈아입었는데도 불구
일식을 먹고 있으니 빼박캔트인가 보다.
종업원이 일본어로 맛있게 먹으라며 갖다줬다...
다 먹고 쾌적한 비행을 위해 아이패드와 이어리스 블투이어폰 충전을 하러
공항 내부를 한참 헤매다가 자리를 잡음.
이때 공항에서 지진이 꽤 심하게 느껴졌는데
한국 돌아와서 확인해 보니 이때 롬복섬에서 진도 7이상의 지진이 있었다 함.
나랑 같이 왼쪽 옆에서 충전하던 백인 여성분이 지진이 느껴지자
웃으면서 무섭다며 "이러다 못가는거 아냐?" 뭐 이런 말을 건넸는데,
내가 우물쭈물 하고있자, 오른쪽 옆에서 충전하던 백인 남자분이
정확히 알아듣진 못했지만, 뭔가 위트있는 농담으로 받아 치던데
어쨌든 이런 문화가 여행내내 너무 부럽고 좋았다.
※ 이것도 여담이지만
한국온 뒤 친구의 친구인, 핀란드 친구과 이틀동안 지낼 기회가 있어 얘기 나누던 도중
이와 관련된 얘기를 했는데,
자연이 좋거나 환경이 좋은 호주나 미국등의 문화권만 그렇다고 들었고
추운 지역 북유럽에 해당하는 핀란드 같은 나라에서는
우리나라 보다 더 타인에 대한 경계가 심하다고 들어서 좀 놀랐다.
위는 그 증거로 보여준 사진이었는데
버스를 기다릴때 개인의 사적공간을 중요시 하기때문에 저렇게 띄엄띄엄 서서 기다린다는 것ㅋㅋㅋㅋㅋ
버스가 오면 맨 뒷자리 사람은 겁나 뛰어야 함.
캐리커처 그려줄때 옆에다가
hwi ba hwi ba(휘바 휘바) 를 썼는데
스펠링이
hyva 라고 하길래
고쳐 쓰려했는데, 틀리게 쓴 저게 더 마음에 든다며 활짝 웃는 모습.
(사진 그냥 올렸다가, 생각해보니 초상권 때문에 안될 것 같아 모자이크 처리 함)
다시 여행기로 돌아와...
서핑때문일까, 오토바이 운전 때문일까...
다리를 다친 여성분..
나와 같은 비행기 였는데
이분을 승무원들이 비행기에 태우고 환승 버스에 태우고 내리고 하느라
시간이 엄청 소요되었는데, 이분 표정이 미안해 죽을듯한 표정이라 안스러웠음
그리고 내 부러진 핸드폰.
여행의 후반부엔, 나오지 않는 액정을 조금은 보일수있게 개량까지 해냄.
(방법은 나이트 모드로 정한뒤, 화면 밝기를 중간정도에 셋팅해 두면 되었는데, 그 모든걸
화면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감으로만 해냄ㅋㅋㅋㅋㅋㅋㅋ)
하아....중국 남방항공ㅠㅠㅠㅠ
2시간 딜레이 출발이다ㅠㅠ
나중에 검색해보니, 중국 항공 연착의 경우
주로 기장이나 부기장 들이 전날 과음을 하거나 갑자기 비행약속이 취소되어 대타를 구하며 늦게 되는 경우가 정말 많다고 함.
(대륙의 기상..)
승무원들도 항상 같이 시계를 보며 기다리곤 했는데, 신빙성이 있어 보였다.
창가자리 짱짱맨.
끝없는 바다와 하늘.
출발하던 날 봤던 폐허같던 중국 아파트들...
광저우로 오면서 11일째 아침이 밝았다.
이번엔 다행이 달리지 않아도 되었다.
광저우 경유는 올때 한번 해봤다고 갈땐 여유있게 구경하며 돌아다님.
블랙 커피 마시고 싶어서 산 커피인데
맥스웰 캔커피 같은 맛이 났다ㅠㅠ
어쨌든 커피 마시며 전방 저 창가 바닥에 앉아서 시간 떼웠다.
시간의 여유가 꽤 있어서 저기서도 책읽고 일기쓰고 뭐 그랬음.
광저우 -> 인천 기내식.
사이드 디쉬로
메밀소바 면에 쯔유랑 와사비를 섞어 먹는게 나왔는데
평소 와사비를 좋아해서 작은 봉지에 든 와사비를 다 넣어서 평소 먹던대로 넣었는데
한입먹고 진짜 죽는 줄알앗다.
세상 세상 그렇게 독한 와사비는 처음이었음..
화~아 한게 확 올라오고 눈물 콧물 기침 겨우겨우 참으며
삼키고 주위를 둘러보았는데, 나같은 사람들 몇명 봄ㅋㅋㅋㅋㅋㅋㅋ
와사비 저거 진짜 조금만 넣어야 함.
인천공항 돌아와서,
유심칩 갈아끼우고 인천 -> 부천 버스표 끊고 버스시간 기다리며
KFC 들렀다.
여행의 막바지는 항상 햄버거였던게 생각나서
이번엔 인천공항에서 먹기로 함ㅋㅋㅋㅋ
더블 징거 버거인가 하여간, 빵이 아닌 치킨사이에 패티가 끼워진 진짜
지대 칼로리폭탄 음식임.
감튀는 별로 안좋아하기에 타르트로 바꿔서 먹음.
부천 도착하자마자
짐정리 하고 이불빨래 하고 좀 누워있다가
잠실사는 친구가 불러서 친구집가서 놀다가, 다음날 학원 출근 함.
여행 출발전
그냥 다 지겹고, 이민가고 싶고, 아무 의욕도 없이 심신이 지친 상태였었는데
정말 잘 다녀왔다 싶다.
이 에너지로 당분간... 적어도 1년은 작업에 몰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참고 또 참고 또 참으며 작업하다가
다음 여행은
최소 한달이상짜리 시베리아 횡단열차 로 유럽가는거 정도 생각중인데....
모르겠다 아직..
이제 일상으로 돌아와서 열심히 작업해야 할 때!
Bye Bye UB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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