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하다보면 듣는말들이 있다.
"유튜브 하면 돈 좀 번다면서?"
사실 이 말은 어느정도 채널의 규모가 된 이후에야 듣는 말이고
채널규모에 따라 시기별로 주로 듣는말을 나눌수 있는데
1) 구독자 수백명 시기
2) 구독자 수천명 시기
3) 구독자 수만명 시기
로 나누어 보겠다.
[첫번째 구독자 백명 전후 시기일때]
<고나리질>
"그렇게 하면 안되고 ㅇㅇ 얘처럼 이렇게 해야 돼.."
"니꺼 재미없어서 못보겠더라"
"ㅇㅇ처럼 이렇게 어그로를 끌어야 되는데.."
등등등....
유튜브를 시작할땐 주위사람에겐 알리지 않는게 좋다.
내가 뭔가를 만든다고 한순간 내 주위모든사람은
평론가가 되어 내 콘텐츠를 물어뜯기 시작한다.
(더 중요한 이유는 알고리즘상의 이유인데, 알고리즘을 설명하는 글은 아니니 일단 넘어가자)
이게 만화를 만들건 노래를 만들건 다 마찬가지인 것 같다.
웹툰을 만들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넌 왜 XX작가처럼 못하냐"
"OO작가는 이렇게 하는데 니도 이렇게 해라"
이런거 였는데 유튜브는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진 않았다.
숱한 고나리질을 견디며
겨우겨우 채널의 방향성을 찾아 채널이 커가기 시작하면
천명을 넘어 수익화 단계가 오는 시기가 있는데
그때쯤 되면 사람들이 하는말이 조금씩 달라진다.
[두번째 구독자 천명 전후 시기일 때]
<광고 붙은걸 축하하며 고나리질>
"야 돈벌려면 먹방같은것도 해야해..."
"길고양이를 찍어서 올려 븅신아"
"어그로를 끌어야지 그렇게 착한거 누가보냐"
은근슬쩍 광고붙은걸 축하는 하지만 여전히 고나리질을 멈추진 않는다.
내 채널 한계를 명확히 규정지어주고, 다른 잘나가는 유튜버 콘텐츠를 예시로 들며 조언을 하지만
콘텐츠의 기본중의 기본인 대상층의 개념도 전혀없는 조언들이라
사실 조언이라기 보단 그냥 습관적으로 하는 고나리질이다.
하지만 이쯤되면 유튜버도 고나리질에 대한 내성이 생겨서
그냥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 단계가 되기는 한다. (여전히 스트레스를 받는건 어쩔수 없지만..)
문제는 한귀로 말을 흘려듣고 있단걸 그들이 알게되는 순간
그들의 더 강도높은 고나리질이 시작 될수도 있으니 들키지 않도록 유의하도록 하자.
[세번째 구독자 만명 전후 시기일 때]
<시기질투 어린 너 얼마버니? 작렬>
만명쯤이 넘어가는 순간부터 주위에서 시기어린 부러움이 시작된다.
물론 아주 가까운 사람이나, 진심으로 축하해주며 함께 기뻐해주는 사람들도 많지만
"사촌이 땅을사면 배가 아프다" 속담에 해당하는 정도의 사이에선
뭔가 꺼림직한 축하의 말이 시작된다.
"너 본업 때려치고 그걸로 올인한거니?"
"얼마버니 그걸로?"
"만명 이만명 넘어가면 연금처럼 한달 수십수백 나온다며?"
호기심에 물어보는 것과 시기어린 질투심에 물어보는건
희안하게도 바로 알아챌 수 있는데
주로 수백, 수천명 시기때 고나리질 했던 사람들의 경우 대부분 후자에 속한다.
전자의 사람들은 수백, 수천명의 시기에도 묵묵히 응원해주는 경우가 많음.
내 채널도 어느새 2만명정도의 구독자가 생겼지만
조회수로 인한 수익은 노동량에 비해선 형편없고 초라하다.
3분짜리 영상 하나를 만드는데 하루가 꼬박걸리지만
영상을 만드는 일은 무슨일에서인지 노동으로 인식해주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
"야 3분동안 입털고 그정도 벌면 됐지 뭘그래?"
어쨌든 이런저런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계속해서 이 일을 하고 있는건
나만의 작은 플랫폼을 가진 기분은 정말 이루 말할수 없는 큰기쁨이기 때문이다.
모든일은 스트레스 과 즐거움의 질량싸움인데 즐거움의 질량이 여전히 높으니 아직은 즐겁게 하고 있다.
유튜브 라는 트래픽 허브를 어떻게 활용해 나갈지는
크리에이터의 기획력에 달려있을테고 쉬지 않고 움직인다면,
눈앞의 초라한 조회수 수익보다는 훨씬 값진 것들을 만들어 갈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모든 창작자들은 항상 주위의 관심을 먹고 살아간다.
응원도 관심이지만 사실 고나리질 또한 관심이다.
너무 상처받지 말고, 꾸준히 묵묵히 자기만의 콘텐츠를 쌓아간다면
언젠가 반드시 나만의 트래픽으로 창작자의 삶을 이어갈 수 있는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될 거라 생각한다.
-2020. 2월 어느날, 겁나 바쁘지만 돈 잘 못버는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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