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추어탕
남원 삼계탕
추어탕에 대한 내 첫기억은 어린시절 할머니가 직접 논에서 잡아온 미꾸라지로
끓여주셨던걸 먹어본 것이다
나는 할머니에게 키워졌는데, 할머니는 무슨 음식이건 한번하면 한솥을 하셨고
그래서 형과 나는 그 음식을 하루세끼 그 음식이 떨어질때까지 먹어야만 했었다.
특히 곰탕을 하는 시기가 다가오면 한달내도록 곰탕 국물을 먹어야만 했는데,
냉장고에 솥이 다 들어가지 않아 3주정도가 지나면 곰탕맛이 쉬어서 이상하게 변해버리기 일쑤였다.
첫 1주일간은 맛있게 먹지만, 쉬어버린 곰탕을 어떻게 먹나...
2주정도 뒤부터 곰탕에 손을 잘 대지않기 시작하면 할머니는 으레
"배가 처 불러가지고, 내 다시는 이런거 해주나 봐라 문디손들"
이라고 혼쭐을 내셨다.
ㅇ
쉰맛이 난다고 해도 통하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할머님의 연세가 꽤 많으신 상태였기때문에
미각이 많이 퇴화되셨던게 아닐까 싶다... (할머니 보고싶네 ㅠㅠ)
어쨌든 쉰곰탕을 피해가려면
입맛이 없단 핑계로 밥에다 참기름+간장을 비벼 먹는다거나,
물을 말아 김에다 먹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식사시간이 되기전 먼저 끼니를 떼워
쉰곰탕을 피해가야만 했다.
추어탕 리뷰인데 왜 곰탕얘기를 하고 있지...
하여간 어릴때 할머니가 끓여주신 추어탕은 진짜 추어탕 맛이었다.
아...이런게 추어탕이구나..
추어탕이 라는 개념이 있다면 딱 그 개념을 물질화 한것이구나 라는 느낌이었다.
어른이 되어 추어탕집을 여기저기 다녀봤지만
추어탕이라는 개념에 딱 합당하게 들어맞는 추어탕집은 발견할 수 없었다.
추어탕의 개념이 섞인 어떤 찌개일 뿐
"추어탕 개념의 물질화" 는 다시는 찾을 수 없었다.
물론 이집 또한 맛이 없진 않다.
추어탕의 개념이 고스란히 물질화되어있는 편은 아니지만 맛은 있는 편이다.
막걸리도 할머니가 참 좋아하셨는데...
어쨌든 추어탕 리뷰를 하려고 블로그에 사진들을 띄워뒀는데
딱히 쓸말이 없어서 이것저것 써보고 있는 중이다....
시레기...
맞아 할머니께서는 시레기국도 진짜 겁나 무진장 많이 끓여주셨다.
아마 할머니와 먹었던 끼니중 40%는 시레기국으로 채워져있지 않나 싶을 정도로
시레기국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았었다.
수제비는 할머니가 좋아하셨었나?
먹어본 기억이 없는 걸로 보아 좋아하시진 않으셨던것 같다.
할머니는 1907년생 인가셨었고
내가 중학교 2학년때 돌아가셨다.
왜 추어탕 블로깅에 할머니 얘기만 가득하다 끝나버렸는가..
[총평]
돌솥밥 추어탕
가격 9,000원
★★★★★ ★☆☆☆☆ 물가가 너무 비싸다. 추어탕은 죄가 없다.
맛
★★★★★ ★★★☆☆ 추억속 할머니 추어탕을 이길 수는 없다. 하지만 많이 근접했다.
※ 지극히 개인적인 리뷰공간입니다. (광고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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