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제대로 만끽해보는 프리랜서의 자유
2015년 9월 부터 시작했던 웹툰학원 강의가 드디어 끝났다.
작을땐 주1회 많이 나갈땐 주4회까지 나가며
불안정했던 프리랜서의 수입에 단비와도 같았던 안정수입이었던 학원강의.
인생에 한번쯤 누군가를 가르쳐보는 일을 해보고싶단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그 일을 30대 초반 언저리에 시작하게 됐고, 5년이 흐른후에야 가르치는 일을 그만둘 수 있었다.
조금 더 어렸을땐 학사를 따고, 석사를 따서 안정적인 교수직을 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했다.
그 일이 다른 웬만한 일보단 폼나고 쉬워보였기 때문이다.
두어번 대학 시간강사로 강단에 설 수 있는 기회도 왔었다.
하지만 아마도 인생에서 다시는 장기간 어딘가에 묶여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을 하진 않을 것 같다.
가르치는 일에는 더이상 원이 없기 때문이다.
정말 많은 학생분들을 만났고, 원없이 가르치고 또 가르쳤다.
"내 말의 무게가 가볍구나"라는 게 처음 느껴졌을 때 "이제 그만할때가 됐다" 라는 마음이 시작됐다.
고심해서 내뱉은 한마디가, 입밖으로 꺼낼때마다 공기중으로 흩뿌려져 사라졌다.
그러면서 점점 더 내 자신이 소진되어 가는게 느껴졌다.
새로운 학생을 만날때 마다 이전에 했던 말을 기계처럼 반복해야 한다는 것또한 견딜 수 없었다.
정체되어 고여있다는 느낌이 끊임없이 나를 짓눌렀다.
어떠한 우물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계속해서 물을 퍼내다보면 결국 우물의 바닥은 마르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바닥으로 뿌려진 물은 가치없이 증발되고 어디론가 흘러가버릴 뿐이다.
그러던중 우연히 시작했던 유튜브 온라인 강의가 사실 힘이 많이 됐다.
콘텐츠로 만들어진 말은 공기중에 흩뿌려져 사라지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평등했고 두번 세번 같은말을 또 할 필요가 없었다.
신나게 새로운 것으로 계속 해 나아갈 수 있었고 하나씩 공들인 내 말들을 적립해 나간다는 느낌이 즐거웠다.
무엇보다 일대일(1:1)이 아닌 일대다수 (1:n)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게 매력적이었다.
"말의 무게"가 더이상 가볍지 않을수 있었다.
이 것에 매력을 알게 된 순간쯤부터 내 마음은 이미 오프라인 강의실을 떠난 상태였는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은 정말 힘든일이다.
노력가나 열정가들에겐 정말 더더욱 힘든일일 것이다.
"내 모든 열정을 이사람들에게 쏟아주자"
"이사람에게 부족한 면을 찾아내 보강해주고, 장점을 찾아내 더 높혀줄 방법을 찾아보자"
등의 감정은 시간이 지나며
"이렇게 열정없는 사람에게 왜 내 열정을 나누어 주어야 하지?"
"아무것도 노력하지 않으면서 욕심은 왜 이리 큰거지?"
등등으로 변해갔다.
무례하고, 사람을 대하는게 서툰사람들,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았다.
그러면서 오프라인 1:1 대면강의는 "교육직"이 아닌 "서비스직"이라는걸 알게되었고, 점점 더 일은 힘들어졌다.
하지만 수강생들은 언제나 뭔가를 배우러온 순수한 수강생들일 뿐이었다.
변한건 내 열정이었다.
그만두기로 마음 먹은건 1년도 전의 일이지만,
책임을 다해야 할 수강생들에 대한 스스로에게 부여한 나름의 의무를 마무리 지어야 했고,
학원과의 퇴사시기도 조율을 해야했다.
그럼에도 나를 믿고 따라주는 수강생분들에게 최대한의 예의는 갖추고 마무리 짓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럴 시간은 결국 주어지지 않았고 준비되지 않은채로 쫒겨나듯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언젠가 사회에서 혹은 업계에서 만나게 된다면 그들이 웃으며 반겨주기를 바랄뿐이다)
매주 1~2회 어딘가로 출근 할 수 있다는 소속감이 정말 좋았다.
하지만 5년이라는 세월은 소속감을 족쇄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미 입사당시 얻으려 했던 것 이상을 가지고 나왔고 그곳의 척박한 사회 경험이 나를 제대로 성장시켜 주기도 했다.
새장을 벗어난 새가 뒤돌아보지 않고 창공을 향해 날아갈때처럼
자유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
이제 내 앞에 놓인 수많은 선택지들을 스스로의 힘으로 한장씩 선택하며 걸어갈 일만 남았다.
무엇을 해도 되고 무엇도 할 수 있다.
무한긍정의 스킬을 획득한 지금 이제 거칠게 없어진 느낌이다.
드넓은 자유의 평원에서 광활한 행복을 느낀다.
'글쓰기_티스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0 7월 달력 스마트폰용 7월 달력 무료 다운 (0) | 2020.06.27 |
---|---|
네이버 인플루언서 기능에 대한 고찰 (0) | 2020.06.08 |
계속해서 들어오는 온라인 클래스 강의요청 (0) | 2020.04.09 |
우동이즘 백자장 (~3월 25일) 백일장 (0) | 2020.03.09 |
온라인 유료강의 사이트들의 컨텍 (0) | 2020.02.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