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마라도 짜장면은 대체 무슨맛일까...
오래전부터 궁금했다.
"무한도전에서 유재석님이 그토록 맛있게 먹던 마라도 짬뽕은 무슨맛일까?"
그래서 가보기로 했다.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걸로 아는데 나는 여기를 이용하기로 했다.
<마라도 가는 여객선> -광고아님-
대합실.
사람이 텅텅 비어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은근 사람이 많았다.
승선신고서엔 간단한 내 정보와 비상연락처를 적는다.
예전엔 이런걸 적지 않았었다.
개발도상국 시절 과적으로 인한 사고가 많이 났었다.
그 시기 침몰한 배의 승객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구조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특히 제주도 남영호 사건이 결정적인 사건이 아니었을까 한다.
저 멀리 마라도행 여객선이 보인다.
아침일찍 일어나 많이 피곤해 보인다.
날씨도 약간 흐리침침 멍텅한 날씨지만
여행하기엔 사실 이런날씨가 가장 좋다.
해가 쨍쨍하면 사진은 잘 나오지만, 너무 덥고 눈이 찌푸려지기 때문이다.
배는 2층과 1층 두개의 객실이 있는데 여긴 2층이다.
이 곳이 1층.
멀미에 약한 사람은 아무래도 흔들림 그나마 덜한 1층이 나을테고
전망을 보기엔 2층이 유리하다.
하지만 30분이면 도착하는 곳이고 바닷물외에는 그닥 볼게 없어서
큰 차이는 없다.
바깥 야외자리는 타자마자 이렇게 사람들이 이미 다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2층 안쪽에 사람없는 곳에 자리 잡고 바깥 구경이나 하기로 했다.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데,
섬의 바위부분 아랫쪽에 인위적으로 뚤린 동굴들이 많이 보인다.
저게 말로만 듣던 2차세계대전 시절 일본인들이 가미가제를 숨겨준 그 동굴인 것 같다.
책에서만 읽어봤지 실제로 보니 뭔가 오묘한 감정이 올라온다.
저 멀리 저 섬은 어쩌다 저렇게 똑잘려 나간 것 같은 모양이 되었을까.
섬 중앙에 솟아오른 저런 오름 위에서 하루정도 캠핑하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낚시배다.
죽기전에 한번은 낚시배를 타고 낙시를 한번은 해봐야지..
배 이곳저곳을 둘러보기로 했다.
배 선수.
타이타닉으로 치자면 잭과 로즈가
암 플라잉 잭~~!!! 하며 첫키스 했던 그 곳.
물론 제임스 카메론의 영화적 연출이었을 뿐
그때나 지금이나 배 선수는 위험해서 민간인은 들어갈 수 없다.
둘러보려 했는데 배가 작아서 딱히 볼 곳도 없다.
파도나 좀 보다가 다시 들어감.
드디어 마라도가 보인다.
바위 절벽섬이다.
처음으로 마라도에 살기 시작한, 혹은 발견한 사람은
저 깍아지른듯한 절벽에 배를 정박하고 클라이밍을 해서 섬을 올라갔겠지?
물론 지금은 이렇게 편하게 길이 나있지만,
모든 처음은 대단하다.
짜장면 한그릇 먹으러 마라도에 왔다.
이렇게 소소하게 하고싶은것들 하나씩 해보는 것이 인생의 행복 아닐까
흠...황량하군.
보도블럭을 깔아두지 않았으면
응?? 어디로 가야하지? 란 생각이 들정도로 넓은 초원 (잔디)만 가득하다.
일단 뭔지 잘 모르겠으니, 셀카 한장...
이거 뭐지?? 하는 기분.
아 조금만 걸어가보니 저멀리 인적이 보이기 시작한다.
공용화장실도 있다.
화장실이 자리가 조금 부족하다.
큰게 급하신 분이라면 조금 더 걸어가면 화장실이 하나 더 나오니까 그곳을 이용하셔도 괜찮을 듯.
(물론 10분은 걸어가야 나오므로, 여기서 기다리나 그 곳으로 가나 시간은 비슷할 듯)
안으로 쭉 들어오다 보면 이렇게 식당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어릴때 봤던 마라도를 소재로 한 만화에서는
작은 마라도 분교와 몇몇 집들만 모여사는 아주 작은 규모 마을 느낌이었다.
즉 이 식당들은 모두 관광객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다.
무한도전의 영향이 아주 컸다고 생각한다.
나같이 짜장면 하나 먹으러 마라도에 오는 사람도 있는걸 보면 말이다.
식당은 꽤나 길게 이어기는데, 대부분 첫번째 식당 코너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들어가 먹는 듯 했다.
이 곳을 지나치면 더 식당이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라 그런 것 같지만
안쪽으로도 식당은 꽤나 더 이어진다.
와 마라도 분교다.
어릴적 아이큐점프 마라도 만화.
무슨 만화였는지는 정확기 기억나지 않지만, 그 만화에서 보던 마라도 분교
이름이 가파초등학교 였구나...
이곳이 학생이 없어 휴교된 것은 예전에 기사로 봐서 알고 있었다.
안에 들어가서 구경하고 싶었는데 출입금지가 된건 조금 아쉽다.
이 곳도 한때는 수십명의 학생들이 뛰어놀던때가 있었겠지?
이곳에서 나고자란 친구들은 육지에서 나가살더라도 마음속에 항상 이곳이 선명히 그려질 것 같다.
제 고향 마라도에요.
저 초등학교 마라도 가파초등학교에서 나왔어요.
뭔가 아련하고 분위기있어 보일 것 같다.
앗! 두번째 식당 섹션에서 발견한 무한도전 짜장면 집.
사진을 클릭해서 확대해 보면 알겠지만
<유재석 자리> 테이블이 있고 바로 앞으로 보이는 <노홍철 정형돈 자리>도 표시되어 있다.
여기가 제일 처름 생긴 짜장면집이라고 한다.
아마 이곳이 무한도전을 통해 유명해지며 지금과 같은 시스템이 된 것 이겠지
정형돈 노홍철 자리는 리모델링이 된 것같다.
방송에선 좌식이었었는데, 입식으로 바뀌었다.
아마도 손님들이 몰리며 허리를 숙이거나 신발을 벗어야하는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그릇배달이 용이한 입식으로 바뀐게 아닐까 싶다.
-이런 사소한 변화로 흐름이 읽혀지는게 나이가 든 증거가 아닐까 싶다.
119도 있넹
여전히 식당들은 이어지지만 조금씩 드물어지기 시작한다.
이대로 더 가면 식당이 사라질 것 같아 다시 돌아갈까 하다가
저멀리 건물들이 조금 더 보이길래 저기까지만 가보기로 했다.
가까이 가니, 여기가 마지막 식당 이라는 팻말이 보인다.
무한도전 식당은 사람이 너무 많아 도저히 기다릴 수 없었고
여기서 먹기로 했다.
한적하고 수수한 청년이 순박하게 주문을 받는게 느낌이 좋았다.
양산형 단무지와 김치.
특별한 맛 없음
마라도 짜장면.
톳과 소라가 조금 썰어져 올려져 있다.
해물 톳 짜장면 이 마라도 스타일 짜장면이다.
맛은 평타.
맛없지도 있지도 않다.
그냥 톳 질감이 조금 씹히는 짜장면이구나...
그래도 만족한다.
"마라도에서 짜장면을 먹고 싶었고, 먹었으니까 됐다."
짜장을 다 먹고 조금 멍때리다가 다시 구경하기 시작.
너무 전형적이다...싶을만큼 이쁘게 꾸며둔 집 한채.
앞에 놓여진 베스파 스쿠터까지 완벽하게 전형적인 이쁨이다.
전기 스쿠터.
마라도 들판에서 이거타고 슬라럼하면 기분 좋을 것 같다.
바나나를 초콜릿에 풍덩한 어떤 음식도 팔던데
맛있어보였지만 사먹진 않았다.
저 멀리 두번째 화장실이 보인다.
대부분 첫번째 화장실에서 해결하고 오기 때문에, 이 곳이 확실히 사람이 덜 몰린다.
내려가는 길이 보이길래 내려가봤다.
내려가보니 낚시꾼분들이 낚시를 하고 계셨다.
슬슬 섬의 2/3를 돌아봤다.
딱 생각한 만큼의 크기.
크지 않은 무인도가 있다면 이정도 크기가 아닐까? 싶을 만큼의 크기.
만약 망망대해에서 어떤 무인도에 표류된다면 이정도 크기가 아닐까 싶을만큼의 크기.
그런데 정말 이런 섬에 혼자 표류된다면 진짜 먹을게 없을 것 같았다.
나무가 없고 잔디뿐이었다.
동물이라고는 가끔 날아오는 까치들 뿐.
-그런데 까치는 왜 있는 걸까
쥐한마리 없는 이곳에서 먹을 것이라고는 해산물 뿐이겠지.
덩그러니 나타난 성당.
당연히 들어가봤다.
축성일
2000년 8월 2일
2000년 8월이면 마라도에서 사람들이 많이 빠져나간 직후일텐데
그때 축성을 했다니...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까?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안에 들어가봤다.
종교건물들은 어느곳이든 사람의 마음을 경건하게 만들어 준다.
방문기도 하나 적고왔다.
다시 밖으로 나와 남은시간을 보내본다.
여긴 선인장 군락지.
제주도엔 가끔 해변에 선인장들이 많은 곳들이 있는데,
이건 지구반대편 멕시코에서 떠내려온 묘목에 붙어있던 선인장들이 제주도에 정착해 번성했다는 설이 있다.
저기 보이는 곳까지 내려가면 마라도를 1바퀴 돈 것이다.
자장면 한그릇 먹고 났더니 정말 할게 없구나.
물론 눈으로 풍경을 담아두는 것이
할 일이라면 할일이다.
이런곳에서 딱 일주일만 캠핑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함박눈 내릴때 이 섬 한가운데서 캠핑하면 무슨 기분일까
애기업개당의 전설..
예전에 제주도 사람들이 마라도에 물질을 하러 왔다가 폭풍우를 만났다고 한다.
식량이 떨어지고 먹을게 없어지는데도 폭풍우가 멎질 않자 사람들은 기도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애기업개 를 섬에다 몰래 두고 가야지만 이 섬을 탈출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고
해녀들은 애기업개를 몰라 두고 자기네들만 빠져나왔다고 한다.
다음해에 마라도에 들어와 애기업개가 어떻게 지내고 있나 찾아봤지만,
애기업개는 먼저간 어른들을 기다리며 바다위에 백골의 시체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 애기업개를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 이 애기업개당이라고 한다.
마라도엔 이 꽃이 많이 피어있었다.
헬기 착륙장.
그리고 이름 모를 호수.
(물이 깨끗하진 않다.)
얕은물인데도 안이 보이지 않을만큼 탁한 물.
현재시간 1시 10분
1시 20분이면 이 섬을 나갈 배를 타야할 시간이다.
마지막으로 섬을 눈으로 담아 보는 중.
아무리 눈으로 담아봐야 그곳을 떠나면 기억나지 않는게 인간의 뇌.
사진으로 담아야 조금이라도 더 오래간다.
후회없는 짜장면 먹방이었다.
마라도..
다시 또 올일이 있을까?
인새의 소소한 버킷리스트 또하나 체크완료.
뚜둔!